갱년긴가 너무 덮다. 올핸 특히 더워. 벌써.
오늘 오전에 슈퍼비전 받다가 성(sexual) 얘기가 잠깐 나옴. 슈바(슈퍼바이저)쌤이 “중년이 되면 성행위가 시원할 때도 있잖아” 했는데 슈비받던 나와 동료쌤 어리둥절. 우리가 멀뚱멀뚱 있으니 쌤이 중년이 되면 그렇잖아 하심. 나도 모르게 “저 중년인데... 시원하다구요?” 성행위를 하고 나면 긴장이 풀리고 하셔서 “륄렉스 된다는 말씀이세요?” 했더니 그...
마음은 언제나 뒤에 온다. 그 일이 일어났을 때보다 훨씬 뒤에 온다. 기쁨보다는 슬픔이 속도가 늦다. 그러니 자신하지 말아라, 다 괜찮다고. 삶은 괜찮지 않은 일들이 더 많다.
상담자도 상담을 받는다. 오늘 상담받으러 가서 성폭력교육 100시간 받으려고 여성의전화에서 하는 교육 신청했다고 하니깐 할매(나의 상담쌤)가 여성의전화 너무 그렇지 않녜. 예전에 교육받으러 갔더니 다들 이혼하고 (할매여...) 투쟁적이라고 자긴 힘들더라. 본인이 기독교 가치관이 강한 집안에서 자라서 그렇다고 덧붙이긴 하셨다. 내가 “제가 뭐 잘 알아서 받음...
강남에서 북리딩이 끝나고 한성대 근처에 사는 선배 언니를 만나기 위해 버스를 탔다. 순천향병원, 한남과 이태원 그 사이의 버스 창가 풍경에 눈이 붙잡혔다. 진달래와 밪꽃이 뽀얗게 앉은 수목들 사이로 단정하게 정물처럼 놓인 빌라들. 나 언제 잘 살지?!!! 낼 모레 이미 50이고 나는 언제 돈을 벌어서 저런 데 산단 망인가. 내 얘기를 들은 선배 언니가 정신...
세월호 이전의 삶과 이후의 삶은 한국을 규정짓는 중요한 심리적 구조가 될 것이다. 그날의 기억과는 별개로 나에게 오늘은 일상을 규정짓는 사건들에서 풀려난 기분이 들었다. 근 10년 동안 5월이나 6월에 행사가 있는 직장에 근무하다 보니 늘 봄이 어떻게 왔고 어디로 갔는지 ‘봄’에 대한 기억이 없었다. 정신을 차리면 이미 여름의 더위가 시작되어 봄은 기억의 ...
힘든 일이 닥칠 때 일상을 유지하는 일이 중요함을 안다. 중요하다는 건 그만큼 일상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일상의 오늘 월요일. 지난주와 다름 없는 요일이지만 상황이 변했다. 같지만 다른 월요일. 내 일상은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가.
무서우면 무섭다고 이야기할지언정 피하거나 비겁한 사람이 되지는 말아야지 다짐하는 일일. 무섭다고 말할 줄 아는 것도 용기다.
하던 일을 펼치려던 일을 하다가 접을 때는 그래 괴로운데 그만하자 했지만 막상 그만두려니 눈물이 자꾸 나려고 했다. 5년 동안 매년 했던 일이다. 마음을 쏟았던 일이고. 쓸쓸하고 참담하고. 눈물을 참다가 집에 와서 각 잡고 울려고 하니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 같이 일하던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것도 슬프고 완성되지 못한 일을 두고 나오려는 것도 슬프다. 울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늘 언제나 돈 때문에 살고 노동을 돈으로 교환하지만 사람들마다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마지노선이 있기 마련이다. 때때로 그 마지노선이 존중받지 못할 때가 있고 그걸 견디며 내일을 또 살아야 하는 게 비극인지 인간의 숙명인지 모르겠다. 우리는 언제 죽을지 모르고 그래서 오늘뿐인 삶을 열심히 산다고 해도 내일 닥칠 암울함이 예견될 때면 울 수 ...
가난한 사람은 글 쓰는 걸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춤과 악기를 선택하는 것은 무리이므로. 상상과 공상의 환상영역이 가난한 아이가 뛰어놀 무대가 되어준다. 가난한 아이들이 그래서 선택하는 글쓰기를 들을 때면 내가 생각나 늘 마음이 아프다. 힘내어라 나의 아이들아.
잿빛 아침에 한강을 본다. 미세먼지 속에서도 동전처럼 짤랑 반짝이는 물결. 그래 나도 먼지구덩이 속에서도 오늘을 살아가야지. 2호선 합정역과 당산역 사이의 나의 한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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